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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동조 창의칼럼] 지식을 얻는 질문하기, 지혜를 얻는 질문받기!

작성자:

아이디어k

조회: 11820 등록일: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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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조 칼럼] 지식을 얻는 질문하기, 지혜를 얻는 질문받기!
 

* 이 칼럼은 삼성 전자사내보에 게재된 글입니다. 

 

<TABLE id=community_image class=center width=442 align=center>
<TBODY>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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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 “지우야, 너 요즘 발표를 너무 잘하는 것 같아! 나름대로 터득한 발표 노하우가 있다면 아빠에게 좀 소개해 줄래?”

 
나는 초등학생 아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아들의 지식을 평가하거나 수준을 검사하기 위한 질문이 아니다. 
 

지우 : “처음에는 책을 읽고 발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어요. 5분도 못했잖아요. 그래도 그냥 아빠에게만 발표하는 거니까 부담은 없었어요. 그렇게 자꾸 발표를 하다 보니 요령이 생기더라고요. 발표 순서를 생각해 두면 훨씬 더 편하고 쉽게 할 수 있었어요. 제목과 지은이소개 →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 → 목차 → 줄거리 → 중요한 내용, 느낀 생각… 이런 순서를 머릿속에 그려놓고 발표를 하게 되니까요. 
또 독서할 때는 발표할 내용까지 충분히 생각하며 읽게 돼요. 발표할 때는 목차를 보면서 흥미 있었던 걸 위주로 선택해 책을 읽을 때 느꼈던 생각이나 기분을 솔직하게 말하려고 했어요. 책 내용과 기분에 따라 나오는 손짓이나 몸짓도 적극적으로 하니까 어느새 발표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게 됐어요."
 

내가 아들에게 질문을 하는 이유는 진짜 초등학생 아들에게 ‘지식’을 얻고자 함이요, 질문 받는 아들이 나에게 지식을 나눠줌으로써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위한 내 나름의 전략이었다. 
 

아들 지우가 초등학교 4학년 2학기에 접어들 무렵 나는 진지하게 이런 제안을 했다. 

“지우야, 이제 4학년도 한 학기가 다 지났으니 매일 컴퓨터 게임만 하며 지낼 게 아니라, 이제부터는 책을 좀 읽었으면 좋겠어. 다른 건 잘 못해도 괜찮으니까 매일 독서한 후 읽은 책을 아빠에게 발표해 보는 거야!”

지우는 어릴 때부터 아픈 데가 많았다. 아토피로 무척 고생했고, 5살 때 심한 중이염으로 전신마취로 양쪽 귀에 튜브를 삽입하는 두 번의 수술과 언어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당연히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 했던 말이 우리 부부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설상가상 지우는 반에서 키순서 1~2번으로 제일 작았고, 운동도 잘 못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늘 조용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였다. 

“선생님도, 우리 반 친구들도 내가 반에 있는지도 아마 모를 걸!” 

이런 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학교만 갔다 오면 너무나 당연히 게임 하러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던 지우. 처음 1일1독서를 제안했을 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며 손사래를 쳤지만 끝내 아빠의 ‘꾐’에 빠져 매일 책 한 권씩을 읽고 발표하는 ‘1일 1독서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동화책은커녕 만화책 한 권 안 읽던 아이에게 1일1독서가 정말 가능할까? 그런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시작하고 보니 ‘기우’였다. 

지우는 그 날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한권씩 읽고 발표하며 2년 반 만에 400권이 넘는 독서 리스트를 만들었다. 어느새 지우의 독서력, 발표력, 자존감은 하늘을 찌를 정도가 됐다. 

6학년이 된 지우와 함께 나는 1일1독서 발표 프로젝트를 공모전에 출품했고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특전으로 아들과 공동저자로 작년에 《1일 1독서의 힘》(팜파스)란 우리들의 성공기가 출간되기까지 했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 살던 초등학생 4학년 아들의 특별한 독서프로젝트 성공담 속에는 특별한 아이디어가 하나 들어있다. 바로 아빠와 아들의 두근두근 끊임없는 ‘질문하기’와 ‘질문받기’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지우가 책을 읽고 발표를 준비할 때마다 늘 스스로에게 수리수리 마수리 주문을 건다. 우리 아이가 내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주문은 곧 상상이 된다. 

지금 교실에 많은 학생들이 앉아 있다. 그런데 학생들이 전부 낯익은 얼굴들이다. 내 얼굴, 아내 얼굴, 담임선생님과 교장선생님, 어른 학생들이 잔뜩 보인다. 

어, 내가 학생이고 지우가 뭔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잖아! 

그 순간 책을 들고 들어오는 지우에게 생글생글 웃으면서 나는 매일 이렇게 말한다. 

“지우 선생님, 오늘도 멋진 걸 가르쳐 주세요!”
“그래, 오늘은 뭘 가르쳐 줄까?”

그럴 때면 지우는 정말로 선생님이 된 양 한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책의 내용을 지우가 발표하려는 순간, 난 정말 교실의 학생이고 지우는 선생님이다. 

나는 학생이 선생님 대하는 말투로 공손하게 말한다. 

“선생님, 책에 나온 지식 중 내가 모를 것 같은 것 많이 가르쳐 주세요.”

그러면 지우는 더 한층 의기양양해져 우쭐해지는 표정이 된다. 

“그래! 오늘 내가 읽은 책 중에 아빠가 절대 모를 내용이 참 많아. 그것들을 내가 하나씩 가르쳐 줄게. 내가 발표할 때 아빠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 질문을 해도 좋아. 아주 쉽게 설명을 해 줄 테니!”

정말이지 말투까지 선생님처럼 근엄해지는 거다. 그렇게 우리 부자지간은 2년 넘게 매일 ‘질문하기 질문받기’ 놀이를 즐겼다. 

책을 많이 읽으면 그동안 몰랐던 많은 지식과 정보를 알게 된다. 지식과 정보가 쌓이고 많아지면 누구나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초등학생이어도, 나이가 어려도 상관없다. 공부나 운동을 못해도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몰라서 질문하는 내용을 알려주거나 다른 사람이 알면 반드시 도움이 되는 필요한 지식을 알려줄 수 있다면 누구나 멋진 스승이다. 

사실 질문에 답을 하거나 지식을 나눠주는 것은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의미가 있다. 희한하게도 아무리 내 머릿속 지식을 남들에게 많이 나누어 주어도 결코 우리 뇌 도서관이 줄어들거나 비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오히려 지식과 정보를 나누어줄수록 신기하게 우리 뇌 도서관은 정리정돈이 되고 더 풍성하게 채워지는 공간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게 지식나눔의 행복이다. 지우는 그걸 깨달았고 그렇게 달라졌다. 중학생이 된 이번 2학기엔 반장이 됐다. 
 

진리는 언제 어디서든 통한다. 난 아들 지우와 펼치는 두근두근 ‘질문하기 질문받기’를 자주 회사 사원교육에서도 활용해 왔다. 신입사원들에겐 먼저 회사나 업무, 조직문화에 대해 궁금한 것을 정리하여 질문받기 교육을 실시한다. 이들이 던지는 무수한 질문들을 분류·정리하여 쉽고 명확하게 들려줄 답변서를 위해 자료를 찾고 매뉴얼을 점검하고 공부를 새로 했다. 

때론 신입사원들이 선생님이 되고, 난 교육받는 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는 프로그램을 짜기도 했다. 신입사원이 직접 회사와 비즈니스를 분석하게 한 후 자신의 부서업무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와 마켓 전체를 분석하고 이렇게 스스로 공부한 신입사원들의 교육자로 나서 발표를 했다. 나는 따끈한 지식을 얻었다. 당연히 신입사원들은 단숨에 업무파악력과 회사적응능력을 키웠다. 지우 같은 선생님은 우리 집에도 있었고 회사에도 있었다. 

“질문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좋은 질문이 성공의 지름길…” 이런 숱한 경구에서 보듯 질문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왠지 ‘질문하기’보다 ‘질문받기’에 더 야릇한 매력을 느낀다. 왜냐하면 질문받기는 반드시 다음 단계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신나는 모험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물론 질문을 받는 일이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게 누군가로부터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질문을 받는 일이다. 

식은땀이 나고 기억하고 싶지 않는 당황스런 질문도 한 번쯤 떠올릴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질문받기를 꺼린다. 

육아를 담당하는 남자에게 요즘 직장인들의 이슈를 묻는 질문은 ‘식은땀이 줄줄 나도록 만드는 일’에 속한다. 그러나 아기에게 우유는 언제 먹이고 젖병은 어떻게 소독하는지 묻어온다면 너무나 유쾌한 질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곤혹스러움’이 되기도 하고 즐거움이 되기도 하는 ‘질문받기’는 나에게 분명 매우 중요한 인생의 성공카드였다. 평생을 살면서 ‘질문받기’를 통해 난 나를 성장시켰고 나의 생각주머니를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공부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확보하려는 분야에 대한 질문을 받는 만큼 멋진 일은 없다. 

원문더보기 : <A href="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ljjang21&logNo=221095274845&categoryNo=20&parentCategoryNo=0&viewDate=&currentPage=1&postListTopCurrentPage=&from=postList&userTopListOpen=true&userTopListCount=30&userTopListManageOpen=false&userTopListCurrentPage=1">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ljjang21&logNo=221095274845&categoryNo=20&parentCategoryNo=0&viewDate=&currentPage=1&postListTopCurrentPage=&from=postList&userTopListOpen=true&userTopListCount=30&userTopListManageOpen=false&userTopListCurrentPage=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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